전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망 차질로 가격이 급등하자 각국 정부가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한 긴급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요국들은 유류세 인하, 보조금 확대, 비축유 방출 등 다양한 정책을 동원해 에너지발 인플레이션과 가계 예산 압박에 대응하고 있다. 이번 에너지 위기는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국제 원유 및 가스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각국은 우선 세금 감면과 보조금 지급 등 직접적인 재정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이탈리아는 유류세 인하를 검토 중이며, 에너지 위기로 부당 이익을 얻은 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도 고려하고 있다. 브라질은 경유에 부과되는 연방세를 전면 폐지했다.

말레이시아는 유류 보조금 지출을 기존 7억 링깃에서 20억 링깃(약 7344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으며, 에티오피아 역시 유류 보조금을 인상해 가격 충격 완화에 나섰다.

에너지 공급망을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호주는 농업 및 광업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자 내수 비축유인 휘발유와 경유를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인도는 긴급 권한을 발동해 정유사들에 액화석유가스(LPG) 생산을 최대로 늘리도록 지시하고, 산업용 공급을 줄여 3억3300만 가구의 가정용 LPG 부족 사태를 막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안정적인 공급에 필요한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이 지연되지 않도록 회원국들에 가스 수입 규정을 유연하게 적용할 것을 지시할 예정이다. 필리핀은 LNG 가격 급등에 대응해 석탄 화력 발전을 늘리고 전기 요금을 규제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국은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에너지 바우처 추가 지급을 검토하는 한편, 원자력 및 석탄 발전 가동을 늘려 전력 공급을 안정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발 인플레이션이 다른 품목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도 나왔다. 이집트는 민간 제과점에서 판매하는 비보조 빵에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며 주요 생필품 가격 통제에 나섰다. 중국은 춘경(봄 파종)을 앞두고 국제 공급망 차질에 대응해 국영 상업 비축 비료를 방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