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비료 공급난에 대응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산 비료 및 석유화학 제품의 수입을 허용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공개한 문서를 통해 이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이후 베네수엘라 경제를 활성화하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점진적으로 복귀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번 조치는 중동 지역 분쟁 격화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비료 공급망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옥수수 밭에 널리 사용되는 요소 비료의 뉴올리언스 현물 가격은 이란과의 전쟁 시작 이후 이날까지 28% 급등했다. 미국 비료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요소 수입량의 3분의 1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미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비료 산업에 공급 확대 신호를 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기업들은 수입을 위해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재무부는 기존 라이선스에서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정의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번 조치를 시행했다. 대금은 미국이 통제하는 역외 계좌에 예치된 후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으로 지급된다. 이와 함께 베네수엘라 전력망 복구 관련 작업도 허가했는데 이는 석유 부문을 포함한 산업 전반을 되살리기 위한 조치다.
베네수엘라는 과거 국영 석유화학기업 페키벤(Pequiven)을 중심으로 호세, 모론, 엘타블라소 등 3개 단지에서 석유화학 산업을 주도했으며 미국은 주요 수출 시장 중 하나였다. 그러나 석유 산업과 마찬가지로 수년간의 관리 부실과 방치로 산업 기반이 크게 약화됐다.
현재 페키벤은 질소 기반 암모니아와 요소를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에 수출하고 있으나 물량은 제한적이다. 브로커리지 업체 스톤X 그룹의 조쉬 린빌 부사장은 "베네수엘라의 시설이 과거 수준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며 "단기간에 미국 시장의 주요 수출국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엔 무역통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2025년 브라질에 약 40만t의 요소를 수출했다. 이는 페키벤이 밝힌 연간 생산 능력인 암모니아 270만t, 요소 330만t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이란과의 전쟁으로 차질이 생긴 공급 물량을 일부 대체하고, 미국의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러시아산 비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네수엘라산 석유화학 제품은 직접적인 제재 대상은 아니었으나, 그동안 베네수엘라를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광범위한 제재의 영향으로 수출길이 막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