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기업 혼다가 미국 시장에서 출시 예정이던 신형 전기차 3종의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에 집중하기로 했다.
13일(현지시간)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혼다는 미국 오하이오 공장에서 생산 예정이던 '0시리즈'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세단(살룬), 고급 브랜드 아큐라의 'RSX' 등 3개 전기차 모델의 출시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혼다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전기차 수요의 현저한 감소'와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연료 규제 완화 및 전기차 인센티브 개정'을 꼽았다. 취소된 모델들은 혼다의 자체 개발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할 예정이었다.
다만 제너럴모터스(GM)의 얼티엄 플랫폼을 공유하는 전기 SUV '프롤로그'는 당분간 판매를 이어갈 예정이다. 혼다 대변인은 자동차 전문매체 모터원에 "프롤로그는 우리 라인업에 남아있다"고 확인했다.
이는 프롤로그 역시 단종될 것이라는 시장의 소문을 일부 부인한 것이다. 앞서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 뉴스는 프롤로그가 올해 12월 단종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회사 측은 "순전한 추측에 근거한 기사"라고 일축했다.
이번 전략 수정으로 혼다는 전 세계적으로 최대 2조5000억엔(약 22조6000억원)에 달하는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약 70년 만에 첫 연간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회사는 미국의 관세와 아시아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를 수익 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또한 "신생 전기차 제조사보다 가성비 좋은 제품을 제공하지 못해 경쟁력이 하락했다"고 인정했다.
혼다 프롤로그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Y,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에 이어 판매량 6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판매량은 1067대로, 전년 동월(약 3000대) 대비 63% 급감했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 5는 같은 기간 3329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33%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자체 개발 플랫폼 기반의 '0시리즈'는 혼다의 미국 전동화 전략의 핵심이었으나, 이번 취소로 회사는 당분간 하이브리드에 다시 집중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혼다의 이러한 결정이 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더욱 뒤처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