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에 대한 법무부의 수사에 제동을 걸었다. 법원은 해당 수사가 범죄 혐의 입증보다는 금리 인하를 압박하려는 부적절한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13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제임스 보스버그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법무부가 연준 이사회에 보낸 소환장 2건을 기각했다. 보스버그 판사는 공개된 판결문에서 "정부가 금리 인하 또는 의장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이 소환장을 발부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증거가 산더미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반면에 정부는 파월 의장의 범죄를 의심할 만한 증거를 사실상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며 "정부의 명분은 너무나 빈약하고 근거가 없어 구실에 불과하다고 결론 내릴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법무부의 소환장은 연준 건물 개보수와 관련된 파월 의장의 과거 의회 증언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지닌 피로 연방검사는 기자들에게 "이번 판결로 파월 의장은 면죄부를 받게 됐고 우리 사무실은 연준을 수사할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번 수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연준의 독립성을 흔들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해석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차례 이상 공개적으로 파월 의장을 비난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해왔다. 파월 의장 역시 지난 1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통령의 선호를 따르지 않고 공익을 위해 금리를 결정한 결과로 형사 고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판결은 오는 5월 임기가 만료되는 파월 의장의 후임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화당 소속인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의 인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틸리스 의원이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이라 그의 반대는 워시 지명자의 인준에 상당한 장애물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