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이 자회사 티켓마스터의 분할을 막기 위해 미국 법무부와 비밀리에 막판 합의를 체결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가총액 400억달러(약 57조6000억원) 규모의 라이브네이션은 반독점 소송 재판 증인 출석이 예정됐던 지난 5일, 돌연 워싱턴에서 법무부와 소송 종결에 합의했다.
이 합의는 소송을 함께 제기한 여러 주정부는 물론,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와 정부 측 소송팀조차 모르게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맡은 아룬 수브라마니안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합의 사실을 뒤늦게 통보받은 과정에 대해 "어리둥절할 따름"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번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관여한 정황도 포착됐다. 켈리앤 콘웨이 전 백악관 선임고문과 릭 그리넬 라이브네이션 이사는 지난해 10월 법무부 관계자들을 만나 합의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긴 재판보다 합의를 선호한다는 점을 부각하며 라이브네이션 측 입장을 대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협상은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반독점 책임자를 경질한 후 급물살을 탄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와의 합의에서 배제된 캘리포니아, 뉴욕 등 주요 주정부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소송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라이브네이션이 재판을 방해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비밀 합의를 체결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재판이 시작된 지난 2일에도 법무부 측은 주정부 변호인단에 임박한 합의는 없다고 밝혔으나, 불과 사흘 뒤인 5일 마이클 라피노 라이브네이션 최고경영자(CEO)와 법무부 반독점국장 대행이 합의 각서에 서명했다.
분노한 수브라마니안 판사는 라피노 CEO에게 뉴욕에 머물며 주정부들과 별도 합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라고 명령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재판을 즉시 재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번 합의는 향후 '터니법'으로 알려진 투명성 법률에 따라 법원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 이 법은 정부가 반독점 합의가 공익에 부합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관련 기업은 행정부와의 모든 접촉 내역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