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생활용품 기업 킴벌리클라크의 '물에 녹는 물티슈' 관련 집단소송에서 변호사단에 피해 보상금의 3배가 넘는 수임료를 지급하는 합의안을 승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 동부연방지방법원의 파멜라 첸 판사는 킴벌리클라크 집단소송 원고 측 변호인단에 316만달러(약 45억5000만원)의 법률 비용을 지급하는 안을 지난 12일(현지시간) 승인했다.

이번 소송은 킴벌리클라크가 자사 물티슈 제품이 배관을 막을 수 있음에도 '물에 녹는다'(flushable)고 허위 표기했다는 이유로 2014년 제기됐다. 킴벌리클라크는 혐의를 부인하며 제품이 광고된 대로 작동한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킴벌리클라크는 2022년 소송 해결을 위해 최대 2000만달러(약 288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마감일까지 소비자들이 청구한 금액은 약 100만달러(약 14억4000만원)에 그쳤고, 나머지 1900만달러는 회사에 남게 됐다.

이에 변호사 수임료가 실제 소비자 피해 보상액을 크게 웃돌자, 지난해 항소법원은 첸 판사에게 변호사 수임료와 집단 피해 보상금 간의 균형을 재검토하라고 판결을 되돌려 보낸 바 있다.

첸 판사는 새로운 판결에서 "이번 사건의 수임료 비율은 피상적인 우려를 낳는다"고 인정하면서도 합의의 전반적인 공정성을 뒷받침하는 다른 요인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판사는 저가 소비재 사건의 특성상 "소비자들의 잠재적 보상액이 본질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며 변호인단의 오랜 기간에 걸친 '광범위한' 노력을 수임료 책정의 근거로 들었다.

반면 합의에 반대해 온 공익 변호사 테드 프랭크는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변호사들이 고객의 이익을 희생시키면서 자신들의 보상을 3배나 챙기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프랭크는 "법원이 이 문제를 변호사 수임료 분쟁으로만 국한하지 않고, 집단소송 변호인단이 고객을 희생시켜 사익을 추구하는 전체적인 문제로 봤어야 했다"고 지적해 향후 법적 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