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발발로 국제 비료 공급망이 마비되면서 미국과 캐나다 농가가 올봄 파종을 앞두고 심각한 비료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과의 전쟁으로 세계 무역이 마비되면서 비료 가격이 3분의 1 이상 급등했으며, 북미 지역 농가들은 파종에 필요한 비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비료 공급망을 대표하는 비료연구소(The Fertilizer Institute)는 봄 파종용으로 농가들이 구매하는 요소 비료 공급량이 평년 대비 약 25% 부족한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은 일부 해에는 요소 비료 수요의 절반을 수입에 의존한다.
이번 공급난은 이란 전쟁으로 페르시아만에서 출항하는 주요 질소 비료 공급이 끊겼기 때문이다. 현재 사실상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질소 비료 및 황과 같은 비료 원료 수출량의 30% 이상이 통과하는 핵심 길목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내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낮아 공급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서비스회사 스톤엑(StoneX)의 조시 린빌 비료시장 분석가는 미국 주요 수입항인 뉴올리언스 인도분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톤당 최대 119달러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으로 향하던 선박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다른 목적지로 방향을 틀거나, 심지어 미국 내 물량을 다시 수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농가에서는 비료 가격 급등을 체감하고 있다.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의 농부 데이비드 알트로게는 현지 비료 판매상이 공급 부족을 이유로 가격 고지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 요소 비료를 구매했지만, 만약 지금 구매한다면 4만4000캐나다달러(약 4600만원)를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비료 유통 시스템이 재고를 거의 보유하지 않는 '적시생산(just-in-time)' 사업 모델에 의존하고 있어 갑작스러운 공급 충격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비료연구소의 베로니카 나이 경제학자는 "선반에 쌓여있는 비료가 많지 않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미국 정치권도 대응에 나섰다. 전미농업경영자연맹(AFBF)은 이번 주 비료 공급 부족이 미국 식량 공급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시 홀리 상원의원(공화·미주리)은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 비료 회사들의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며, 전쟁 시작 이후 가격이 최대 32% 급등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