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치솟자 개인 투자자들이 석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 분쟁이 격화하면서 기관 투자자들은 거래를 중단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가격 변동을 이용해 수익을 내려는 베팅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석유 ETF인 '미국 석유 펀드(USO)'에는 지난주 목요일 하루에만 3억3000만달러(약 4752억원)가 순유입됐다. 이는 2020년 8월 이후 가장 큰 일일 자금 유입 규모로, 펀드의 총자산은 25억달러로 불어났다.

투자자들은 유가 상승뿐만 아니라 하락에도 적극적으로 베팅하고 있다. 유가 하락 시 2배의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인버스 상품 '프로셰어즈 울트라숏 블룸버그 원유 펀드'에는 지난 11일 2억2200만달러가 유입되며 사상 최대 유입액을 기록했다.

한 개인 투자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가도 미국에 이롭다고 시사한 것을 언급하며, 과거처럼 유가 안정을 위해 빠르게 개입하지 않을 신호로 해석하고 USO 추가 매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유가보다 이란의 비핵화가 훨씬 더 중요한 관심사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분쟁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던 기존 입장과 대조된다.

이러한 개인 투자 열풍은 석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란 사태로 알루미늄, 곡물 등 원자재 시장 전반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여러 원자재에 분산 투자하는 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인베스코의 대표적인 원자재 ETF 'PDBC'는 이번 주 들어 1년 만에 최대 일일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캐시 크리스키 인베스코 대체 ETF 전략 책임자는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투자 필요성 등 원자재 ETF에 유리한 시장 조건이 동시에 나타나는 드문 경우"라고 설명했다.

반면 기관 투자자 시장은 얼어붙었다. 변동성 지표들이 수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증권사들이 리스크 노출을 줄이면서 유동성이 감소하고 매수·매도 호가 차이가 벌어졌다. 이에 따라 대형 헤지펀드들은 대부분 관망세로 돌아섰다.

실제로 원유 선물 미결제약정은 이란 분쟁 이전인 1월 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발야스니 애셋 매니지먼트, 밀레니엄 매니지먼트 등 일부 대형 헤지펀드는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