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고용 시장이 예상과 달리 큰 폭으로 위축되며 연초부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캐나다 통계청은 13일(현지시간) 2월 고용이 전월 대비 8만3900개 순감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만개 증가를 점쳤던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뒤엎은 결과다. 실업률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한 6.7%를 기록했다.
이번 감소 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제외하면 2009년 1월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이로써 캐나다의 일자리는 2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올해 들어서만 총 10만9000개가 사라졌다. 이는 지난해 가을 미국과의 무역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도 나타났던 고용 회복세의 상당 부분을 되돌린 것이다.
BMO 캐피털 마켓의 더글러스 포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사여구를 붙일 필요 없이, 이것은 단순히 잔인한 결과"라며 "보고서는 거의 모든 면에서 취약했다"고 평가했다.
고용의 질도 악화됐다. 2월 감소분은 대부분 정규직 일자리에서 발생했다. 정규직 일자리가 10만8400개 줄어든 반면, 시간제 일자리는 2만45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민간 부문에서 주로 일자리가 줄었고 공공 부문과 자영업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고용 부진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타격을 입은 제조업 등 무역 관련 산업을 넘어 광범위한 부문에서 나타났다. 총 근로 시간 역시 1.1% 감소해 2022년 초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번 고용 지표는 다음 주로 예정된 캐나다 중앙은행(BOC)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으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이 단기적으로 금리 인상을 고려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올해 1분기 경제가 연율 1.8%, 2026년 전체로는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2025년 4분기 역성장에 이은 부진한 흐름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실업률 6.7%는 지난해 8월과 9월에 기록했던 최고치 7.1%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고용 사이트 인디드의 브렌던 버나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약세는 작년 말의 강세가 일부 되돌려진 것"이라면서도 "무역과 지정학적 문제라는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