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간 정상회담이 돌연 연기되면서 콜롬비아 외교·국방장관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로 향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의 회담이 연기된 후 콜롬비아 외교·국방장관이 이날 카라카스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당초 콜롬비아 비야 델 로사리오와 베네수엘라 티엔디타스 마을 사이 국경 다리 인근에서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양국은 전날 밤 공동성명을 통해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회담을 연기한다고 밝혔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양측은 조만간 일정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관급 회동에서는 양국 간 교역과 에너지 협력 문제가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페트로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베네수엘라와의 교역을 재개하는 등 관계 개선에 힘써왔다.
특히 최근 양국이 합의한 '안토니오 리카우르테' 가스관 복구 사업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이 사업은 콜롬비아가 베네수엘라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할 수 있도록 수년간 중단됐던 가스관을 수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콜롬비아 에너지부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가 수리를 맡을 예정이며, 해당 가스관은 총 길이 225km에 수송 용량은 5억 입방피트에 달한다.
콜롬비아 통계청(DANE)에 따르면 2025년 콜롬비아는 베네수엘라에 식료품, 담배, 화학제품, 플라스틱, 기계류 등 약 10억7000만달러를 수출했다. 베네수엘라로부터는 철강, 비료, 종이 등 9830만달러어치를 수입해 9억7340만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이번 회담은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이 미국의 지원을 받은 세력에 의해 축출된 후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취임한 이래 첫 양자 정상회담이 될 예정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의 석유 및 광업 투자 유치 노력을 지지하며 협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
반면 페트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약 밀매 문제 등을 놓고 여러 차례 마찰을 빚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증거 없이 페트로 대통령을 '마약 밀매업자의 동맹'이라고 비난했으며, 페트로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 중 마약 압수 실적이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는 역사·문화적으로 깊은 유대 관계를 맺고 있으며, 특히 국경 지역에는 양국 국적을 모두 가진 가족이 많다. 현재 콜롬비아에는 경제 붕괴를 피해 고국을 떠난 베네수엘라 이주민 약 30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