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게 된 원동력은 무자비한 경쟁이 아닌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과학 전문매체 IFL사이언스에 따르면 고고학자와 인류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인간의 사회·정서적 인지 능력이 복잡한 사회 시스템을 발전시킨 핵심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종과 달리 인간의 생존 특기는 바로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관리하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정서적 자기 인식이 인류 진화의 기본 요건이었다고 분석했다. 이 능력을 통해 초기 인류는 서로의 안녕을 위해 장기적인 약속을 하고 좌절을 견디며 공동으로 계획을 세우고 희생하며 타인을 신뢰할 수 있었다. 이는 혈연을 넘어 부족과 문명을 형성하는 기반이 됐다.

연구 저자들은 "감정을 조절하는 점진적 능력은 인류 진화에서 중요한 발전이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고고학적 증거도 제시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샤니다르 1'로 알려진 네안데르탈인 유골이다. 그는 팔이 오그라들고 한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심각한 외상을 입었음에도 수십 년간 생존했다. 이는 혼자서는 생존이 불가능했음을 의미하며, 주변 집단 구성원들이 그의 상태에 공감하고 수년간 지속적으로 돌봤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수천 년에 걸친 장례 풍습 역시 마찬가지다. 네안데르탈인 무덤부터 남아프리카 동굴 깊은 곳에서 발견된 호모 날레디의 유해까지, 의도적이고 의례적인 시신 안치는 고대 인류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의미와 상실감, 인격에 대한 관념을 가졌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다윈주의를 '적자생존'과 무한 경쟁으로만 해석하는 대중적 오해에 반론을 제기한다. 연구팀은 인류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가 이기심이나 무자비함이 아니라, 깊은 감정과 이를 협력으로 전환하는 비범한 능력에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