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통화완화 정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는 등 대륙 전체의 경제 회복세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프리카 각국 관계자들은 이란 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통화 정책 결정을 어렵게 하고 광업과 같은 핵심 부문의 생산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아프리카 중앙은행들은 물가 안정과 환율 방어를 바탕으로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해왔다.
우간다 중앙은행은 로이터에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시기는 전 세계 중앙은행에 전례 없는 도전"이라며 "이러한 어려운 환경에서 정책 도구의 효율성을 재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앙골라 중앙은행은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 끝에 이날 금리를 동결했다. 마누엘 티아고 디아스 앙골라 중앙은행 총재는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농업 원자재와 비료 등 유통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가나, 나이지리아, 잠비아, 케냐 등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하 사이클을 중단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지아 칸 스탠다드차타드 중동·아프리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들은 유가 상승이 물가 등에 미치는 2차 파급 효과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 역시 보고서를 통해 "앙골라를 제외하고 나이지리아, 케냐, 가나, 잠비아의 금리 인하 예상 폭을 줄였다"고 밝혔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 바로 아래에서 거래됐으며, 주 초반에는 12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유가 급등은 나이지리아, 앙골라와 같은 산유국을 포함한 아프리카 모든 경제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마리 디론 무디스 글로벌 국가 신용 리스크 담당 매니징 디렉터는 "일부 아프리카 산유국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익이 늘어날 수 있지만, 순이익으로 보지 않는다"며 "글로벌 파급 효과가 성장을 둔화시켜 모든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해 유류 보조금을 폐지하고 대형 정유공장이 가동을 시작해 이전보다 충격 흡수 여력이 생겼지만, 재무부는 "이미 국내 연료, 디젤, 취사 가스, 비료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케냐는 단기적으로 연료 재고가 충분하다고 밝혔으나, 국채 가격은 분쟁 시작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유가 충격은 아프리카의 취약한 경제 회복세를 훼손하고 핵심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폴 카부스웨 잠비아 광업부 장관은 "연료 가격이 오르면 광업 부문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외화 수입원 감소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