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회사의 명운을 건 보급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2'를 공개하고 테슬라가 장악한 중저가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최근 리비안은 시작 가격 4만5000달러(약 6480만원)의 중형 SUV R2를 공개했다고 더 버지 등 외신이 보도했다. R2는 리비안을 다음 단계로 이끌 핵심 모델로, 성공 여부에 따라 회사의 존폐가 갈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 산업 분석 기관 오토퍼시픽의 폴 와티 이사는 "리비안의 R2 발표는 회사의 중대한 순간에 던지는 출사표와 같다"며 "현재는 연방 보조금 축소, 관세 압박,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 등 자동차 제조사들이 직면한 가장 어려운 전기차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리비안이 R2를 공개한 날 혼다가 미국 시장용 전기차 3종 개발을 중단한 사실을 언급하며 현 시장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리비안은 R2에 대한 야심 찬 출시 계획을 세웠다. 회사는 올해 2만~2만5000대의 R2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며, 2분기부터 5만9485달러(약 8566만원)의 '런치 에디션'을 시작으로 고객 인도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Y를 제외하고 가장 빠른 판매 속도라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리비안은 2024년 7월 R2의 사전 예약이 1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힌 이후 추가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는 테슬라 모델3 출시 당시 겪었던 '생산 지옥'과 같은 문제를 의식해 수요 예측과 생산 능력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조절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R2가 리비안의 대중 시장 진출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에드먼즈의 제시카 콜드웰 이사는 "R2는 리비안을 대중 시장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한다"며 "출시 모델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향후 나올 4만5000달러 버전은 미국 소비자들의 예산에 부합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R2는 강력한 경쟁자인 테슬라 모델Y와 직접 비교된다. R2는 모델Y보다 전장은 약 7.6cm 짧지만, 휠베이스(축간거리)는 115.6인치로 모델Y(113.8인치)보다 길다. 최저 지상고 역시 R2가 9.6인치로 모델Y(6.4인치)보다 50% 이상 높아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했다. 또한 뒷좌석 창문이 완전히 내려가는 기능 등 차별화된 편의 사양을 갖췄다.
다만 주행 가능 거리는 기본 모델 기준 R2가 275마일(약 442km), 모델Y가 321마일(약 516km)로 테슬라가 우위에 있다. 콜드웰 이사는 "테슬라는 가격, 규모, 효율성 면에서 여전히 리비안보다 우위에 있다"며 "R2는 단순히 제원이나 가격으로 경쟁하기보다, 신선한 브랜드 이미지와 아웃도어 활동에 특화된 대안을 제시하며 차별화된 전기 SUV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