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오기업이 개발한 뇌전증 세포치료제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인체 대상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13일(현지시간) 바이오 전문매체 바이오파마 다이브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상하이에 본사를 둔 유니셀 바이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허가했다. 이 치료제는 기증자 유래(동종) 줄기세포를 이용해 뇌 신경을 안정시키는 화학 전달 물질 '가바'(GABA)를 생성하도록 재프로그래밍하는 방식이다.

유니셀의 치료제는 뇌전증 발작을 유발하는 과도한 전기 신호를 억제하고 손상된 뇌 회로를 재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니셀은 동물실험에서 안전성과 발작 억제 효과를 확인했으며 약물 저항성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초기 임상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바이오 산업의 혁신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시장분석업체 피치북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중국 바이오 분야에 유입된 벤처 투자금 중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신흥 모달리티'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이 비중이 전체 벤처 투자의 거의 절반에 달했다. 2019년에서 2023년 사이 중국 개발사들이 제출한 혁신 신약의 임상시험 건수는 688건에서 2300건에 육박하며 3배 이상 급증했다. 피치북의 벤 저처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중국 바이오 생태계가 유망한 초기 신약 후보물질을 생성하는 데 있어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유니셀의 치료제가 상용화될 경우, 현재 뇌전증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케프라, 라믹탈 등 구세대 '저분자 화합물' 약물 중심의 시장 구도를 다변화시킬 전망이다. 그러나 새로운 경쟁자들의 추격도 거세다. 특히 수십 년간 연구돼 온 이온 채널 분야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 제약사 제논 파마슈티컬스는 최근 자사의 이온 채널 개방제 '아제투칼너'가 국소 발병 발작 환자 대상 연구에서 위약 대비 월등한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12주 치료 후 월간 발작 빈도 중앙값이 고용량 투여군에서 53% 감소해 위약군(10%)을 크게 웃돌았다. 제논은 올해 말 FDA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며 발표 후 주가는 50% 급등했다.

이 외에도 바이오헤이븐이 국소 뇌전증 치료제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큐라리스와 프락시스 프리시전 메디슨스 등도 각각 이온 채널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