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에서 1900년 전 고대 로마 시대의 약병에서 인분(人糞)이 발견돼, 당시 인분을 약으로 사용했다는 문헌 기록을 뒷받침하는 첫 실물 증거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고고학자들이 이즈미르주 페르가몬 고대 도시 유적 인근 베르가마 박물관에 소장된 유리 약병의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시바스 공화국 대학의 젠케르 아틸라 고고학자가 이끄는 연구팀은 본래 고대 향수의 성분을 규명하기 위해 박물관의 유리병 수백 개를 조사하던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 약병의 내용물에 대한 화학 분석을 약리학자 일케르 데미르볼라트에게 의뢰했고, 그 결과 인분과 백리향(타임) 오일 성분이 검출됐다.
이전까지 고대 로마에서 감염이나 염증 치료를 위해 인분을 피부에 발랐다는 사실은 문헌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이번 발견은 이를 증명하는 최초의 물리적 증거다.
아틸라 고고학자는 "향수를 기대했는데 인분을 발견했다"며 "고대로부터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약을 찾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데미르볼라트 약리학자는 로마 의사들이 악취로 인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인분에 향기로운 것을 섞으라고 권장했다는 기록을 언급했다. 약병에서 백리향 오일이 함께 발견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해당 약병은 약탈꾼에게서 회수된 것이라 정확한 출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병의 디자인과 페르가몬 지역에 유명한 병원과 의사 갈레노스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지역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갈레노스는 인분을 약으로 사용하는 법을 기록한 인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