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으로 항공 운송비가 급등하면서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성수기를 맞은 케냐의 육류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케냐 육류·축산수출산업협의회는 중동 분쟁 여파로 라마단 기간 대(對)중동 육류 수출량이 예상치의 5% 미만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중동은 케냐 육류 수출의 핵심 시장으로, 특히 아랍에미리트(UAE)가 전체 수출의 40~60%를 차지한다.

니콜라스 응가후 케냐 육류·축산수출산업협의회 최고경영자(CEO)는 “라마단 기간에는 하루 약 200t의 육류를 수출해야 하지만 현재 하루 5~15t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3월 8일 이후 100만kg을 수출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5만kg도 채 보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수출 급감의 주된 원인은 항공 운임의 폭등이다. 이 지역을 운항하는 대부분의 항공사가 운항을 줄이면서 수출업체들은 비싼 전세 화물기에 의존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분쟁과 관련된 보험료 인상을 운임 급등의 원인으로 꼽았다.

수출입 통관업체 콘자 클리어링 에이전시의 데니스 무라야 이사는 “보통 kg당 1~1.5달러였던 항공 운임이 현재는 3~3.5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28일 UAE 샤르자로 향하던 약 20t의 화물이 영공 폐쇄로 반송돼 보관 및 처리 비용으로 5000달러(약 720만원)의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케냐는 통상 매주 약 230만달러(약 33억1200만원) 상당의 육류 및 축산물을 중동에 수출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수출업체, 도축장, 가축 상인, 농가에 이르는 공급망 전체가 충격을 받고 있다.

수출 지연으로 도축장은 재고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수출업체는 더 낮은 가격에 내수 시장으로 물량을 돌리고 있다. 응가후 CEO는 일부 도축장이 임시직 노동자를 최대 80%까지 감축했다고 밝혔다.

무라야 이사는 “분쟁이 라마단 이후까지 계속된다면 수요가 더욱 약화해 항공 운임을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이 전쟁이 계속되면 우리는 사업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