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법원이 부패 혐의로 수감된 방코 마스터의 전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석방 요청을 기각하면서, 그의 '입'에 브라질 정·사법계가 긴장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라질 대법원 제2소위원회는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된 다니에우 보르카루 전 방코 마스터 CEO 측이 제기한 석방 요청을 기각하기로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했다. 최종 전자투표는 오는 20일까지 진행되지만, 이미 과반수가 반대표를 던져 결정이 확정됐다.

이번 결정으로 보르카루 전 CEO가 검찰과 플리바겐(유죄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브라질리아의 정치인과 판사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그가 입을 열 경우 브라질 정·사법계에 막대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브라질에서는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와 건설사, 집권 연정 정치인들이 연루된 부패 스캔들인 '세차 작전' 수사 당시에도 핵심 인물들의 사법거래가 결정적 역할을 한 바 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보르카루 전 CEO는 방코 마스터를 브라질의 주요 은행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정부와 사법부의 유력 인사들을 포함한 광범위한 정치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네트워크에는 대법관 일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르카루 전 CEO는 지난 4일 두 번째로 체포된 이후 연방검찰청 및 연방경찰 수사관들과 플리바겐 협상에 나설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협상 소식은 현지 신문 오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가 처음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중앙은행이 방코 마스터의 청산을 명령하기 몇 시간 전 국외로 탈출하려다 처음 체포됐으며, 열흘 뒤 전자발찌 부착을 조건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이달 들어 유력 언론인 협박 및 수사 방해 시도 등 추가 혐의가 드러나면서 다시 수감됐다.

방코 마스터 스캔들은 이미 여러 정치인과 중앙은행 관리 2명, 대법관 2명을 연루시키며 파문을 키우고 있다. 지아스 토폴리 대법관은 해당 은행과 연계된 투자 펀드가 자신과 형제들이 소유한 리조트 지분을 매입했다는 언론 보도 이후 사건 감독에서 손을 뗐다. 토폴리 대법관실은 "사건은 무작위로 배정됐으며 관련 거래는 합법적이고 시장 가격에 따라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 역시 보르카루 전 CEO와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현지 신문 오 글로부는 지난해 모라이스 대법관의 아내가 소속된 로펌이 은행 파산 전 1억3000만헤알(약 363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아내 측은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했을 뿐 대법원 관할 사건은 다루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이 사건 수사는 보르카루 전 CEO의 석방 요청을 기각한 안드레 멘돈사 대법관이 감독하고 있다. 루이스 푹스, 누니스 마르키스 대법관도 멘돈사 대법관의 결정에 동의했으며, 지우마르 멘지스 대법관의 투표만 남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