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산실로 유명한 미국 시카고대학교의 남자 농구팀이 경제학도들을 주축으로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3부 리그 사상 첫 전국 제패에 도전하고 있어 화제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카고대 농구팀 '마룬스'는 현재 23승 4패의 성적으로 NCAA 남자농구 3부 리그 '스위트 16'(16강)에 진출했다. 이들은 오는 토요일 구스타부스 아돌푸스 대학과 사상 첫 '엘리트 8'(8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시카고대는 교수와 졸업생을 포함해 총 10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세계적인 명문 사학이다. 특히 경제학 분야에서 명성이 높으며, 현재 농구팀 선수 대부분도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다.
마이크 맥그래스 감독은 WSJ에 "우리가 앨라배마대 풋볼팀처럼 될 순 없겠지만, 학업과 운동을 모두 매우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학생-선수 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분석적 사고에 익숙한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은 독특한 경험이라고 맥그래스 감독은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이 매우 똑똑하기 때문에 대충 넘어갈 수 없다"며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기에 항상 준비해야 하고, 그 배경에 있는 '이유'를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팀의 시니어 가드 이먼 케나는 "가끔 감독님이 답답해하실 수도 있지만, 우리 대부분은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농구계 역시 공격과 수비 효율성을 중시하는 분석적 혁명을 겪고 있어 이들의 강점이 코트 위에서 발휘되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대의 존 리스트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선수가 득점 위치에서 공을 받기 가장 효율적인 지점'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며 팀을 돕고 있다. 리스트 교수는 "시카고대 경제학은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즐기라'는 생각과 같은데, 선수들이 바로 그 정신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세계적인 명문대에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케나는 첫 수업에 들어가기 전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의 저서를 200페이지 읽어야 했던 순간을, 동료 조 베리는 원정 경기 주말에 시험공부를 하느라 새벽 1시에 귀가해 아침 6시에 시험을 보러 갔던 순간을 '시카고대에 온 것을 실감한 순간'으로 꼽았다.
이 팀의 선배인 제이크 펜론은 "시카고대의 학업은 정말 혹독하지만, 농구를 했던 경험이 팀워크와 관계 형성, 건설적인 피드백을 수용하는 법을 가르쳐줘 졸업 후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동문들이 팀의 선전에 열광하고 있으며, '파이널 포' 진출 시 단체 원정 응원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