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올스타 출신 코리 디커슨이 8년 전 자신을 방출했던 탬파베이 레이스로 복귀해 지도자로서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13일(현지시간) MLB닷컴에 따르면 디커슨은 2024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의 1루·외야 코치로 부임해 첫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며 선수단과 코치진으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내 관점에서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디커슨의 코치 부임은 여러 면에서 이례적이다. 그는 프로 코치 경력이 전무하며, 2024년 고등학교 야구 프로그램을 이끈 것이 전부다. 또한 그는 2018년 2월 탬파베이로부터 지명할당(DFA) 조치된 뒤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트레이드된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그는 탬파베이 소속으로 올스타에 선정된 직후였다.

디커슨은 당시 결정에 대해 "매우 화가 나고 씁쓸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 경험이 역설적으로 복귀의 발판이 됐다. 에릭 닌더 당시 단장(현 야구 운영 사장)이 트레이드 직후 디커슨을 따로 만나 솔직하게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고, 디커슨은 이에 깊은 존중심을 갖게 되어 이후로도 연락을 유지해왔다.

11년간의 선수 생활로 수천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 디커슨이 은퇴 후 편안한 삶 대신 지도자의 길을 택한 것은 봉사 정신 때문이다. 그는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고 자신의 기술이나 생각을 다른 이를 발전시키는 데 사용하지 않으면 진정한 기쁨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다"며 "나의 가치는 안타를 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탬파베이 구단은 선수 시절 그의 성실함과 수비 능력을 발전시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노력, 베테랑으로서의 리더십 등을 높이 평가해 코치직을 제안했다. 닌더 사장은 "일에 대한 높은 수준의 관심과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모든 시도가 코치에게 필요한 자질"이라며 "그의 봉사 정신과 결합되어 효과적인 코치가 될 가장 중요한 속성"이라고 밝혔다.

선수들은 2023년까지 현역으로 뛴 디커슨 코치와 쉽게 소통하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외야수 유망주 제이콥 멜튼은 "디커슨 코치는 게임이 흘러가는 방식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한다"고 말했으며, 베테랑 제이크 프레일리는 그의 조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특히 디커슨 코치의 자기 발전 스토리는 수비력 향상이 필요한 신예 챈들러 심슨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심슨은 "처음에는 훌륭한 외야수가 아니었지만 스스로의 의지로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된 사람에게 멘토링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디커슨은 캠프에서 매일 특별한 글러브를 끼고 훈련에 임한다. 글러브에는 그의 골드글러브 수상을 기념하는 황금 패치와 함께 '키메라 바티'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바티는 2018년 피츠버그 시절 디커슨의 수비력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킨 코치로, 2021년 49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디커슨은 이 글러브가 코칭의 가치를 되새기는 것을 넘어, 매일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 시절에는 일에만 몰두하느라 현재 위치에 대한 감사를 잊곤 했다"며 "바티 코치는 내게 매일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