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이 최근 격화된 분쟁을 끝내기 위해 이스라엘에 직접 대화를 제안했으나, 이스라엘이 이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정부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통제할 능력이 없다고 보고 제안의 신뢰성을 낮게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이번 주 이스라엘과 직접 협상을 시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일 헤즈볼라가 이란을 지원하며 역내 전쟁에 개입한 이후 이어진 양측의 충돌을 종식시키기 위한 제안이다. 아운 대통령은 협상단 임명을 시작했으며, 일부 비공개 회의에서는 관계 정상화까지 염두에 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미국은 레바논의 제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현지 언론에 "레바논 정부와의 대화가 레바논 영토에서 날아오는 포격을 멈출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 역시 "북부 국경으로 로켓이 날아오는 동안에는 협상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처럼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레바논 정부의 헤즈볼라 통제 능력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한 레바논 관리는 미국 측이 "2025년이 헤즈볼라에 맞설 기회였지만 당신들은 그러지 않았다"며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현재 레바논 정부는 헤즈볼라의 군사 활동을 금지하는 등 전례 없는 압박에 나섰지만, 실효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헤즈볼라는 강력한 군사력과 시아파 주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여전히 레바논 남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를 무력으로 제압하려 할 경우 1975~1990년과 같은 내전이 재발할 위험이 크다.

카네기 중동 연구소의 마이클 영 연구원은 로이터에 "레바논은 (헤즈볼라 통제라는) 약속을 이행할 수 없다"며 "다종파 사회인 레바논이 특정 공동체에 전쟁을 선포할 여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는 레바논의 제안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