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발발로 또 다른 인플레이션 충격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의 '학습서'를 꺼내 들고 향후 전개를 가늠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중동 분쟁에 대한 시장 반응은 유가 급등과 달러 강세 측면에서 2년 전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브렌트유는 최근 2주간 약 40% 급등하며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다. 2022년 당시에는 2주 만에 약 15% 상승한 바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 역시 분쟁 시작 후 2.6% 상승하며 2022년과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포비스 마자르의 조지 라가리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전쟁이라는 기저의 인플레이션 요인이 유가 급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유사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부 자산은 2년 전과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 도매 가스 가격은 이번에 약 58% 상승했으나, 당시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4배 가까이 폭등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제한적이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분쟁 시작 후 30bp(1bp=0.01%포인트) 급등해, 2022년 당시 10bp 이상 하락했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이는 시장이 이번에는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를 더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 2022년에는 8% 가까이 급등했지만 이번에는 약 3% 하락했다. RBC의 크리스토퍼 루니 전략가는 "에너지 시장으로 위기가 집중되면서 범용 헤지 수단에 대한 즉각적인 필요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유럽 증시는 2년 전보다 충격이 덜한 모습이다. 유럽 STOXX 600 지수는 최근 5% 하락해, 전쟁 초기 2주간 10% 급락했던 2022년보다 하락 폭이 작았다. 다만 바클레이즈는 유가가 100달러 부근에 머물 경우 지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변동성 지수 역시 에너지 시장에 집중됐다. CBOE 원유 변동성 지수(.OVX)는 5년 만에 최고치인 120%에 도달하며 2022년 고점(102)을 넘어섰다. 반면 주식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 지수와 채권 변동성 지수인 MOVE 지수는 2022년 고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