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인터넷 통제를 대폭 강화하며 인기 메신저 텔레그램과 가상사설망(VPN) 접속 차단을 예고했다.
13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미디어 규제기관 '로스코ምና드조르'가 VPN 트래픽을 선별적으로 제한할 기술적 역량을 확보했으며, 향후 텔레그램의 VPN을 통한 우회 접속까지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드레이 스빈초프 정부 관계자는 이 조치가 향후 3~6개월 내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BBC 역시 관련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서 지난 5일부터 일주일 가까이 모바일 인터넷 접속 장애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공공 와이파이 핫스팟 역시 비활성화된 상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인터넷 장애에 대해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디지털 인권 단체들은 이번 사태가 정부가 허가한 웹사이트와 앱만 접속할 수 있는 '화이트리스트' 시스템 도입의 전조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러시아에서는 인터넷 통제 관련 법 집행도 강화되는 추세다. 최근 한 독립 언론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VPN을 광고했다는 이유로 법적 조치를 받게 됐다. 이는 2024년 제정된 '검열 우회 도구 관련 정보 유포 금지법'이 독립 언론에 적용된 첫 사례로 알려졌다.
러시아 기반 VPN 업체 아므네지아 VPN의 창업자 마자이 반자예프는 테크레이더와의 인터뷰에서 "(화이트리스트가 도입되면) 국가 당국이 사전 승인한 VPN 터널만 계속 작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인터넷 통제가 강화되자 러시아 시민들은 오프라인 소통 수단을 찾는 모습이다. 모스크바에서는 무전기, 호출기(삐삐), 도로 지도책 판매량이 각각 27%, 73%, 170%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