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반감기와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채굴 수익성이 악화하자 일부 채굴업체들이 인공지능(AI) 분야로 사업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크립토폴리탄은 13일(현지시간) 알고리즘 트레이딩 회사 윈터뮤트(Wintermute)를 인용해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현재 시장 주기에서 수익성 유지에 어려움을 겪으며 AI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윈터뮤트는 이번 하락장이 2018년이나 2022년의 시장 압력과는 다른 양상이라며, 현재의 어려움은 "주기적인 침체기가 아닌 구조적인 한계에 도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윈터뮤트는 해시레이트와 채굴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비트코인 프로토콜의 자동 조정 기능만으로는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채굴업체들이 AI로 전환하는 것이 논리적인 다음 단계라고 평가했다. 채굴업체들이 이미 AI 산업에 필수적인 에너지와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윈터뮤트는 "AI로의 전환이 잠재력은 있지만 결코 쉬운 길이 아니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고 경고했다.
채굴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 중 하나는 2024년 4월 진행된 비트코인 반감기다. 블록당 채굴 보상이 6.25 BTC에서 3.125 BTC로 절반으로 줄면서 채굴업체들의 수입은 즉시 50% 감소했다. 반면 전기료, 냉각 비용 등 운영비는 그대로거나 오히려 증가했다.
윈터뮤트에 따르면 반감기 이후 채굴업체들이 의존하는 '가격 2배 상승'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총 마진은 약세장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는 하루 약 450 BTC가 생산되는데, 이는 코인당 10만달러(약 1억4400만원)로 가정해도 전 세계 채굴업체들이 거래 수수료를 제외하고 약 4500만달러(약 648억원) 규모의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셈이다.
이에 윈터뮤트는 채굴업체들이 파생상품, 커버드콜, 현금 담보 풋옵션 등 적극적인 재무 관리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보유한 비트코인을 수동적 예비 자산이 아닌 운용 자산으로 취급하는 채굴업체가 다음 반감기에서 구조적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일부 채굴업체는 보유 자산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 마라톤디지털홀딩스(MARA)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2026년 재무상태표에 있는 비트코인 일부를 매각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MARA는 비트코인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하락할 경우 회사의 재무 상태와 유동성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7년 만기가 돌아오는 전환사채를 재매입하기 위해 현금이 필요할 수 있어, 보유한 비트코인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채굴한 비트코인을 무기한 보유하겠다던 기존 전략에서 선회한 것이다. MARA는 2025년 말 기준 약 5만3822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