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상자산 고래가 이더리움(ETH) 강세 전망을 내놓은 지 사흘 만에 대규모 공매도를 실행한 뒤 자금을 회수한 정황이 포착돼 시세 조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비인크립토와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룩온체인 등에 따르면 '트렌드 리서치'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지갑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2만7000ETH를 인출했다. 이는 약 5800만달러(약 835억원) 규모다.

이번 자금 인출은 해당 지갑이 같은 수량의 ETH를 빌려 공매도에 나선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해당 주소는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프로토콜 에이브(Aave)에 1억달러 상당의 USDC를 예치한 뒤 2만7000ETH를 대출받아 바이낸스로 보냈다.

온체인 분석가들은 거래소로의 ETH 전송을 공매도를 위한 매도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특히 이 거래는 트렌드 리서치 소속으로 알려진 잭 이가 이더리움 강세 전망을 내놓은 지 불과 3일 만에 이뤄져 논란을 키웠다.

해당 지갑이 공매도를 위해 빌린 ETH는 당시 5572만달러(약 802억원) 규모였으나, 이후 바이낸스에서 인출할 당시 가치는 5797만달러(약 834억원)로 늘었다. 인출 당시 ETH 가격은 2153달러 수준이었다.

이번 사건으로 시장에서는 기관 투자자들이 공개적인 발언과 반대되는 포지션을 잡아 이익을 취하는 '선행 매매'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또한 디파이 프로토콜이 레버리지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되는 사례를 명확히 보여줬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