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코코아 생산국인 가나의 규제당국이 트레이더들에게 빌린 수억달러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다음 시즌 코코아 원두 구매와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가나 코코아 위원회(코코보드)가 지난 2년간 트레이더들로부터 조달한 4억달러(약 5760억원) 이상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자금은 2023~2024년 및 2024~2025년 수확 시즌을 앞두고 원두 구매를 위해 국내외 허가된 구매 회사들로부터 빌린 것이다.
상환 지연의 배경에는 지난해 임명된 코코보드의 새 지도부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지급에 앞서 과거 계약에 대한 감사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트레이더들은 신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코코보드 대변인은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가나의 코코아 산업은 수십 년간 국제 대출 기관들로부터 연례 신디케이트론을 받아 농가 비료 보조금부터 원두 구매까지 모든 자금을 충당해왔다. 그러나 2024년 서아프리카 전역의 극심한 공급 부족으로 코코아 선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 시스템이 붕괴됐다.
자금 조달 길이 막힌 코코보드는 농가로부터 코코아를 사들이기 위해 트레이더들에게 자금을 의존하기 시작했다. 이번 상환 지연 사태는 농가로부터의 원두 구매와 국제 바이어들에 대한 납품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중반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코코아 선물 가격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뉴욕 선물시장에서 코코아 가격은 2024년 말 톤당 약 1만3000달러에 육박했던 고점에서 약 75% 급락한 상태다.
코코보드의 자금난은 저가에 체결된 선물 계약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코코보드는 2023~2024년 시즌 계약 물량 33만4000톤을 톤당 약 2660달러의 낮은 가격에 2025~2026년 시즌까지 롤오버(이월)해 최근의 높은 글로벌 가격의 혜택을 보지 못했다. 아직 이행되지 않은 물량은 약 9만톤에 달한다.
한편 코코보드는 올해 선물 가격이 급락하자 원두 구매를 중단했다가 지난달 재개했다. 재개 과정에서 농가에 지급하는 가격을 글로벌 시세에 맞춰 약 3분의 1 가까이 삭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