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습에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속을 선언하는 등 정면 대응에 나서면서 국제 유가가 4년 만에 100달러를 돌파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전날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지렛대는 반드시 계속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암살된 부친의 뒤를 이은 후 나온 첫 공식 성명이다.
같은 날 이란 국가안보 수장 역시 "중동 전체를 암흑에 빠뜨리고 미군을 추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란 대통령을 포함한 지도부는 이날 친팔레스타인 연례행사를 위해 테헤란 거리에서 공개 행진을 벌이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란의 이러한 강경 대응은 2주간 이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따른 것이다. 이란 적신월사에 따르면 양국의 공습으로 이란 내 민간 건물 2만채가 공격받았고 병원, 학교 등이 파괴돼 약 1900명이 사망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은 즉각 국제 원유 시장에 충격을 줬다. 전 세계 원유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국제 유가는 4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사태를 전 세계 공급량의 7.5%에 영향을 미치는 '사상 최대의 석유 시장 혼란'으로 규정했다. 현재 해협 양쪽에는 200척 이상의 선박이 발이 묶여 있으며, 지난 10일 기준 역내 국가들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약 700만배럴 감소했다.
미국은 이란의 반응이 예상 범위에 있었다는 입장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번 주 초 브리핑에서 "이란 정권이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한 것은 큰 실수"라며 "그들이 정확히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가능성 중 하나로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저항 의지를 과소평가했다고 분석했다. 미라 알 후세인 에든버러대 알왈리드 센터 연구원은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걸프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못 계산했다"고 지적했다.
전쟁을 바라보는 각국의 시각도 다르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을 실존적 위협으로 규정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이란 정권 붕괴 없이 전쟁이 끝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목표를 군사 시설로 한정하고 있다.
반면 이란의 승리 조건은 '정권 생존' 그 자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전문가인 킴 가타스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폐허 더미 위에서 통치하더라도 정권이 살아남는 것만으로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해군은 사라졌고 공군도 더는 없다"며 "전례 없는 화력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