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발발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이란과의 전쟁으로 에너지 시장의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금융시장에서는 경기침체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전쟁 2주차 내내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가 100달러를 심리적 저항선으로 보며, 이 수준이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하는 동시에 경제 성장을 저해해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발 충격 이전부터 미국 경제는 둔화 신호를 보여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를 0.7%로 발표했다. 이는 당초 추정치의 절반 수준이다. 고용 시장도 부진했다. 지난 2월 미국의 일자리는 5만개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9만2000개 감소했다.
이에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유가 상승 위험과 2월 고용지표 부진을 이유로 향후 12개월 내 미국 경기침체 확률을 기존 20%에서 25%로 높였다.
BCA리서치 역시 경기침체 확률을 40%로 상향했다. 피터 버레진 BCA리서치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미국 경제는 오일 쇼크 이전에도 모든 동력을 가동하는 상태가 아니었다"며 "유가 충격이 지속된다면 올해 하반기 경제를 침체로 끌어내리기에 충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도 유가 충격이 지속될 경우 더 심각한 경제적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 150달러까지 치솟는 시나리오도 낮아 보인다고 전망하며 "걸프만 원유 공급의 지속적인 손실이 단기적으로 매우 추한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를 촉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유가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후퍼 맨그룹 수석 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되면 소비자에 대한 비용 압박 증가로 미국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유가가 약 2개월간 140달러 수준으로 급등하면 "세계 경제 일부를 완만한 침체로 밀어 넣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자재 시장 조사업체 코모디티 컨텍스트의 로리 존스턴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 장기화 여부가 관건이라며, 최악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2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