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출신의 한 암호화폐 거물이 카리브해 섬 주민 전체에게 매월 약 14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해 '뇌물' 논란에 휩싸였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벨기에 출신 암호화폐 백만장자 올리비에 얀센스가 추진하는 '데스티니' 프로젝트는 카리브해 네비스섬 정부가 개발 계획을 최종 승인하면 즉시 모든 주민에게 매월 100달러(약 14만4000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프로젝트 측이 2025년 11월 처음 발표했던 월 30동카리브달러(약 1만5800원)에서 대폭 인상된 것이다. 얀센스는 네비스섬에 기술 친화적인 자유지상주의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해 약 2400에이커의 토지를 매입해 재개발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해당 제안이 알려지자 현지에서는 정부 승인을 얻기 위해 여론을 매수하려는 시도라는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네비스개혁당(NRP) 소속 정치인 켈빈 데일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얀센스가 뇌물 액수를 월 30달러에서 100달러로 올렸다"고 비난했다.
데일리는 "이는 영향력 매수 행위이며, 민간 개발자가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정치적 문제에 개입하려는 명백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국이 부패방지법 위반 여부에 대해 이 계획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데스티니 프로젝트는 2025년 통과된 '특별 지속가능성 구역' 법률에 따라 승인을 모색하고 있다. 프로젝트 측은 병원, 보건소, 빌라 등 기반 시설에 5000만달러(약 720억원)를 투자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수익의 10%는 시민에게, 10%는 네비스 국부펀드에 공유할 계획이다.
얀센스는 비트코인 초기 투자자 중 한 명으로, 2015년 비트코인 재단 이사회에서 활동하며 재단이 '사실상 파산 상태'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해 주목받은 바 있다.
한편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국가의 통제에서 벗어난 독립적인 공동체를 건설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 코인베이스 최고기술책임자(CTO) 발라지 스리니바산은 2025년 10월 한 콘퍼런스에서 암호화폐 및 기술 애호가들이 집단으로 토지를 매입해 '스타트업 사회'를 만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