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요원들이 잇따라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을 창업하며 벤처캐피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라이언 카보, 에런 브라운 등 전직 CIA 요원들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관련 기술 기업을 설립해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방예산 증액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도 국방예산을 기존 대비 약 50% 증가한 1조5000억달러로 책정할 계획이다. 이는 AI를 비롯한 신흥 기술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다.
또한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이란의 사이버 및 전자전 능력이 부각된 점도 신기술의 신속한 도입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안보 기술 시장 규모가 2033년까지 33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CIA 장교 출신인 브라이언 카보는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안데사이트(Andesite)를 설립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그는 9·11 테러 직후 아프가니스탄에서 알카에다 지도부를 추적했던 경험을 창업 동기로 꼽았다. 카보는 "단편적인 정보들이 흩어져 있어 의미 있는 실행 정보로 통합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안데사이트의 플랫폼은 AI를 활용해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핵심 정보를 신속하게 찾아내 분석가에게 통찰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회사는 최근 3850만달러(약 554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 중 3000만달러(약 432억원)는 벤처캐피탈 제너럴 캐털리스트가 주도했다.
CIA 대테러 담당이었던 에런 브라운 역시 AI 아키텍처 개발사 룸브라(Lumbra)를 창업했다. 그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 테러 네트워크의 단서가 묻혀 있다는 것을 항상 알고 있었다"며 현장에서 느꼈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창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이들 전직 요원들의 '특출난 현장 경험'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CIA 디지털혁신국 부국장을 지낸 줄리앤 갈리나 라브록벤처스 파트너는 "그들은 산업계에서 매우 어려운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안데사이트에 투자한 제너럴 캐털리스트의 폴콴 상무이사는 "이들 창업가들은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최고 역량을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리더"라고 평가했다. 라이언 조이스 전 CIA 요원이 설립한 물류 보안업체 젠로그스(GenLogs)에 투자한 벤록 매니지먼트의 모건 히치그 역시 이들의 리더십과 강인함을 투자 배경으로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