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분쟁으로 에너지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자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국가들이 인도로부터 추가 연료 확보에 나서고 있다.
1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몰디브 등으로부터 추가 연료 공급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이스왈 대변인은 "자국의 에너지 수요와 가용성을 고려해 해당 요청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는 기존 계약 물량인 연간 18만톤 외에 추가적인 경유 공급을 인도에 요청했다. 에너지 수입의 8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방글라데시는 위기가 지속될 경우 심각한 연료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 이크발 하산 마흐무드 방글라데시 에너지부 장관은 "어려운 시기를 고려해 석유 공급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연료 전량을 인도에 의존하는 네팔은 국영 인도석유공사(IOC)에 액화석유가스(LPG) 월 공급량을 3000톤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IOC는 당분간 계약된 물량만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은 현재 매달 약 4만8000톤의 LPG를 공급받고 있다. 마노즈 쿠마르 타쿠르 네팔석유공사 부국장은 사재기 현상으로 인해 14.2kg짜리 가스통 용량을 7.1kg으로 줄여 배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세계 4위 정제유 생산국인 인도가 역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 컨설팅 회사 아시아 그룹의 아쇼크 말릭 파트너는 "모든 국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는 선의를 얻게 될 것"이라며 과거에도 인도가 역내 연료 수요 충족을 도운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도가 이들 국가의 모든 공급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실제로 일부 국가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미국의 제재를 한시적으로 면제받아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논의하기 위해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와 긴급 회의를 가졌다.
한편 연간 원유 수요의 약 90%를 수입하는 인도 역시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인도는 최근 미국으로부터 제재 면제를 받아 러시아산 원유 약 3000만배럴을 주문했으며, 20척 이상의 유조선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이란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