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유발한 기후변화가 지구의 자전 속도를 늦춰 하루의 길이를 360만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과학 전문 매체 IFL사이언스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와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 '솔리드 어스'(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Solid Earth)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팔을 벌리면 회전 속도가 느려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극지방에 얼음 형태로 집중돼 있던 질량이 녹아 액체 상태로 적도 부근 바다로 퍼지면서 지구의 질량이 자전축에서 더 멀리 재분배되고, 이로 인해 회전 에너지가 감소해 자전 속도가 둔화된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지구의 하루 길이는 100년당 약 1.33밀리초(1밀리초는 1000분의 1초)씩 길어지고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속도가 적어도 지난 360만년 동안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구 주저자인 모스타파 키아니 샤반디 빈 대학교 연구원은 "가속화된 극지 빙상과 산악 빙하의 융해가 해수면을 상승시켜 지구의 회전을 늦추고 하루를 길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인 베네딕트 소야 ETH 취리히 교수는 "현재의 급격한 하루 길이 증가는 주로 인간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며 "이는 적어도 360만년 전인 플리오세 후기 이래 전례 없는 속도"라고 강조했다.

하루 길이가 수 밀리초 길어지는 것은 인간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없는 미미한 변화다. 하지만 위성항법시스템(GPS)이나 복잡한 금융 네트워크처럼 극도로 정확한 시간 측정이 필수적인 기술 분야에서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소야 교수는 "21세기 말에는 기후변화가 달의 인력보다 하루 길이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온난화와 빙하 융해가 계속됨에 따라 이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