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선이 소행성에 충돌하기 전부터 이미 소행성 표면에 물질이 부딪힌 흔적이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쌍성 소행성계가 스스로 물질을 교환하며 진화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첫 시각적 증거로 평가된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UMD) 연구팀은 NASA의 '이중 소행성 방향 전환 시험'(DART)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행성 디모르포스 표면에서 밝은 부채꼴 모양의 줄무늬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NASA의 DART 우주선이 2022년 디모르포스에 충돌하기 이전에 촬영된 이미지에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제시카 선샤인 메릴랜드대 교수는 성명을 통해 "처음에는 카메라나 이미지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분석 결과 이 패턴은 '우주 눈덩이'를 던지는 것과 같은 저속 충격과 일치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쌍성 소행성계 내 물질 이동에 대한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라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요프(YORP) 효과'를 통해 쌍성 소행성계가 형성된다고 추정해왔다. 요프 효과는 소행성이 태양 복사열을 흡수했다가 적외선 형태로 방출할 때 미세한 회전력이 발생해 자전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원심력이 중력을 이기면 소행성 표면의 먼지나 암석 조각이 우주 공간으로 떨어져 나가게 된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함께 놀이터 모래에 구슬을 떨어뜨리는 물리적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시뮬레이션과 실험 모두 디모르포스에서 관측된 것과 유사한 부채꼴 모양의 흔적을 만들어냈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 잔해들은 모체인 디디모스 소행성에서 초속 약 30.7cm의 느린 속도로 떨어져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일반적인 사람의 걸음걸이보다도 느린 속도다. 선샤인 교수는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충격은 충돌구(크레이터) 대신 퇴적물을 남기며 부채꼴 모양의 자국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지구 근접 소행성들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역동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선샤인 교수는 "이 새로운 세부 정보는 지구 근접 소행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행성 방어 대책을 개선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