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 급등과 사모크레딧(private credit)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현재 시장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과 유사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는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2026년의 자산 성과는 2007년 중반부터 2008년 중반까지 보였던 가격 움직임과 불길할 정도로 가깝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하트넷은 2007년 7월 배럴당 70달러였던 유가가 2008년 8월 140달러까지 두 배로 치솟았던 점을 지적했다. 당시 노던록, 베어스턴스 등을 휩쓴 '서브프라임 사태의 전조'가 동시에 나타났다고 그는 설명했다. 올해는 지난 2월 28일 발발한 이란 전쟁의 여파로 유가가 60% 이상 급등한 상태다.

사모크레딧 시장을 둘러싼 불안감도 위기론에 힘을 싣는다. 최근 사모크레딧은 펀드 환매 요구 증가, 대출 심사 기준에 대한 감시 강화, 인공지능(AI)이 일부 차입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으로 은행권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트넷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급등이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 중앙은행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의 피터 카지미르 정책위원은 중동 분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하트넷은 2008년 7월 ECB의 금리 인상이 '역사상 최악의 정책 실수 중 하나'였다고 꼬집었다. 당시 유가가 정점을 찍은 날 단행된 금리 인상 이후 74일 만에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했고, ECB는 325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했다.

하트넷에 따르면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이란 분쟁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며 사모크레딧 문제는 시스템 리스크가 아니라는 데 맞춰져 있다. 투자자들은 '정책 당국이 항상 월스트리트를 구하러 온다'는 믿음으로 강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하트넷은 그러나 유가 상승과 금융 긴축이 인플레이션보다는 기업 실적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고, 3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가 5%를 상회하며, 달러 인덱스가 100을 넘어서면 매도할 것을 권고했다. S&P 500 지수는 6600선 아래에서 매도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30년물 국채금리는 4.89%, 달러 인덱스는 100.18, S&P 500 지수는 6673이다.

한편 BofA의 또 다른 전략가인 세바스찬 래들러 역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신용 부문에서 많은 잡음이 들린다"며 "2007년과 일부 유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