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가 약 25억유로(약 3조6000억원) 규모의 기업 대출과 연계된 위험전가증권(SRT) 발행을 위해 투자자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논의는 중동 전쟁 발발로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신용 위험 선호도가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나왔다. 해당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로 조건은 변경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BNP파리바는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위험전가증권(SRT)은 은행이 보유한 대출 자산의 부실 위험을 외부 투자자에게 떠넘기는 금융 상품이다. 은행은 통상 대출 원금의 5~15%에 해당하는 손실을 보전받는 조건으로 투자자에게 일종의 보험료를 지급한다. 이를 통해 은행은 보통주자본(CET1) 비율 등 자본 건전성을 높이고, 신주 발행과 같은 부담스러운 자본 확충 대신 신규 대출이나 인수합병, 주주 환원을 위한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시장 환경은 은행들이 위험 관리에 나서도록 압박하고 있다. 변동금리 신용상품의 기준이 되는 유리보(Euribor) 금리는 유로존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면서 1년 내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를 보여주는 투기등급 신용부도스와프(CDS) 지수인 아이트랙스(iTraxx) 크로스오버 지수 역시 약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BNP파리바는 자본 건전성 강화를 위해 SRT를 적극 활용해왔다. 지난달에는 약 15억유로 규모의 차입매수(LBO) 부채와 연계된 SRT 발행을 논의했으며, 고액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롬바르드 대출' 관련 거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BNP파리바는 SRT와 신용위험보험 거래를 통해 CET1 비율을 약 80bp(1bp=0.01%포인트) 개선하는 효과를 거둔 바 있다.
SRT 시장은 향후 2년간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ING그룹 등 유럽 주요 은행들이 SRT 활용 확대를 공언했으며, 방코 산탄데르, BBVA, 유니크레디트 등도 관련 거래를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