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약 72조원 규모의 유럽연합(EU) 군사 지원 대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혀, 이를 추진해온 정부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13일(현지시간)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두다 대통령은 전날 TV 연설을 통해 EU의 '유럽 안보 행동'(SAFE) 계획 이행 법안을 거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계획은 폴란드 군 현대화를 위해 약 437억유로(약 72조4320억원)의 저리 대출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다 대통령은 "해당 법안은 우리의 주권, 독립, 경제 및 군사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SAFE는 소위 '조건부 원칙'에 따라 EU가 자의적으로 자금 지원을 보류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며, 우리나라는 그럼에도 이 빚을 갚아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 결정은 우파 성향의 두다 대통령과 중도 성향의 현 정부 간의 계속되는 갈등 속에서 나온 조치로 풀이된다.

반면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해당 대출 프로그램을 적극 지지해왔다. 정부는 대출금의 80% 이상을 폴란드 방위 산업에 투입해 무인 기술, 대드론 시스템, 위성, 사이버전 장비 등 혁신적인 군사 장비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예상하고 우회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집권 연정은 의회에서 거부권을 기각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존 군사 장비 구매에 사용되는 기금에 대출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할 방침이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슈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쁘고 위험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SAFE 프로그램의 핵심은 폴란드군 총참모부 최고 전문가들이 확인한 조달 및 장비 필요에 따라 군을 현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