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급등 충격에 헝가리 포린트화가 신흥국 통화 중 가장 저조한 성과를 기록하며 통화가치가 급락했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헝가리 포린트화는 유로 대비 장중 0.5% 하락했으며 이달 들어서는 낙폭이 4%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위험자산 매도세 속에서도 두드러지는 약세다. 헝가리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8베이시스포인트(bp) 상승한 7.42%로 2023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 포린트화 약세는 시장의 기대감이 급격히 꺾인 결과다. 최근 몇 달간 헝가리 자산은 야권의 부상으로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개선 및 수십억 유로 지원금 확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내륙국인 헝가리의 석유 공급 문제와 맞물린 에너지 비용 급등은 성장 정체, 선거를 앞둔 확장 재정 등 기존의 위험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보고서를 통해 "차기 정부는 빈번한 예산 목표 수정과 기존 재정 정책 목표 이탈 이후 재정 정책의 신뢰도를 재건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헝가리의 경제 성장이 2023년 이후 동종 등급 국가들보다 현저히 저조했으며 성장 전망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돈다고 덧붙였다.

헝가리는 러시아산 원유 공급 파이프라인 가동 중단 사태를 겪는 등 국제 에너지 비용 급등에 특히 민감한 구조다. 헝가리 중앙은행은 이번 주 에너지 수입을 위한 유동성 공급에 외환보유고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통화 안정을 위해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부다페스트 에르스테 은행(Erste Bank)의 오르솔리아 녜스테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 측면에서 실질적인 해결책은 없다"며 "실제 안정화는 유가와 가스 가격의 완화, 즉 외부 위험 감소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포린트화는 유로 대비 7.1%, 달러 대비 21% 절상되며 러시아 루블화에 이어 신흥국 통화 중 최고의 성과를 보인 바 있어 현재의 급격한 약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