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유사인 중국 시노펙이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에 대응해 이달 원유 처리량을 10% 이상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노펙이 3월 원유 처리량을 당초 계획보다 하루 60만~70만 배럴 줄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원유 공급 부족에 따른 조치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이번 감축 규모는 시노펙의 3월 당초 처리 계획량인 하루 520만 배럴의 11~1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시노펙에게는 즉각적인 감산 외에 다른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시노펙은 하루 약 4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며 이 중 60%에 달하는 240만 배럴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전체로도 지난해 수입량(하루 1155만 배럴)의 절반가량을 중동에서 들여왔다.
중국 정부 역시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 조치에 나섰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내수 공급을 우선하기 위해 경유, 휘발유, 항공유 수출을 즉시 금지했다. 또한 시노펙이 요청한 정부 비축유 사용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 부족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시노펙은 마진이 낮은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줄이는 대신 연료 생산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푸젠 정유석유화학은 일산 8만 배럴 규모의 원유 시설 가동을 중단했으며 연산 110만톤 규모의 스팀 크래커 가동률도 20~30% 낮췄다.
자회사인 전하이 정유화학 역시 두 스팀 크래커의 가동률을 70~80%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시노펙이 투자한 푸젠 구레이 석유화학은 단지 전체를 4월까지 유지보수를 위해 폐쇄한다고 공지했다.
이번 사태는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로이터는 전쟁 발발 이후 아시아 정유사들이 이미 최소 100만 배럴의 정제 능력을 줄였다고 전했다. 특히 중동 의존도가 60%에 달하는 나프타 시장은 공급 부족에 직면하며 석유화학 공장들의 감산과 불가항력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