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이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자국 통화인 나이라화가 압박받을 경우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사니 압둘라히 나이지리아 중앙은행(CBN) 부총재는 12일(현지시간) 수도 아부자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시장을 최대한 원활하게 하기 위해 개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이 시작되면서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등 위험자산을 처분하고 미국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이 여파로 MSCI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2024년 말 이후 월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28일 분쟁 시작 이후 나이라화 가치는 달러 대비 1.3%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가 5%, 이집트 파운드화가 8.5% 급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작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나이라화는 지난 3개월간 세 통화 중 변동성이 가장 낮았다.

나이지리아의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채권 등에 투자금이 계속 유입되는 점도 나이라화 가치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압둘라히 부총재는 아부자 소재 싱크탱크 아고라 폴리시가 주최한 경제 콘퍼런스에서 "금리가 좋기 때문에 자본이 계속 경제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시장딜러협회는 지난 3일 보고서를 통해 중앙은행이 2월 말 개입에 나서 나이라화의 과도한 약세를 막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13일 오전 장 초반 나이라화는 달러당 1380나이라로 0.5% 하락했다.

한편 이번 중동 분쟁은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에 유가 상승이라는 호재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가 세계 원유 공급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언급한 뒤 12일 런던 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중앙은행은 유가 급등에 따른 수출 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잠재적인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나이지리아의 물가상승률은 15%에 달한다. 중앙은행은 최근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26.5%로 결정했으며, 당시 물가상승률 둔화와 환율 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