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과 차남이 운영하는 펀드가 드론 관련 기업에 투자해 1조원대에 육박하는 평가이익을 거두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가 파트너로 있는 펀드 '아메리칸 벤처스'는 드론 관련 기업 3곳의 지분을 약 7억5000만달러(약 1조800억원)어치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모두 미 국방부와 계약을 추진하고 있어 대통령 가족의 사적 이익과 공적 업무 간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펀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후 드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특히 이들은 기존에 피트니스 센터 건설이나 골프장을 운영하던 소규모 상장사와 드론 기업을 합병시키는 '우회상장' 방식을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하며 막대한 차익이 발생했다.

아메리칸 벤처스가 투자한 드론 업체 '파워어스'는 최근 나스닥 상장사인 골프장 운영업체 '아우레우스 그린웨이 홀딩스'와 합병을 발표했다. 이 발표 후 아메리칸 벤처스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약 4억달러(약 5760억원)로 추산된다.

이스라엘 드론 업체 '엑스텐드'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건설사와 합병했다. 에릭 트럼프가 지원한 이 거래로 아메리칸 벤처스는 약 3억4000만달러(약 4896억원)의 평가이익을 얻었다. 트럼프 주니어는 드론 부품업체 '언유주얼 머신스'의 고문으로 활동하며 700만달러(약 100억원)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미 국방부가 '드론 지배' 구상을 발표하며 향후 2년간 관련 기술에 약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시점과 맞물린다. 파워어스의 공동 창업자 브렛 벨리코비치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가족은 드론 기술이 지금 미국에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통령 가족이 정부 계약을 따내려는 기업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이해충돌 가능성을 경고한다. 워싱턴의 신미국안보센터(CNAS) 국방 프로그램 국장인 스테이시 페티존은 "정부가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에 복잡성을 야기한다"며 "누가 특혜를 받는지 불분명해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가 지원하는 세 기업 모두 정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엑스텐드는 지난해 국방부와 수백만달러 규모의 공격용 드론 계약을 체결했으며, 파워어스와 언유주얼 머신스 역시 미군에 제품을 납품한 이력이 있다. 페티존 국장은 "드론 산업이 각광받고 있지만 모든 기업이 지속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