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스터 퍼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이 토큰 증권 등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경계하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시 규칙을 더 명확하고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1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친암호화폐' 성향으로 알려진 퍼스 위원은 이날 열린 SEC 투자자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나치게 상세한 규제가 금융 시장의 자본 흐름을 의도치 않게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퍼스 위원은 스코틀랜드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를 인용하며 규제 당국이 시장 결과에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도덕과 사회 규범 안에서 야망을 실현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개인과 사회의 복지를 향상시킨다"는 스미스의 관점을 소개했다.

그는 현재 SEC의 공시 규정이 기업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지만, 정작 투자자에게는 명확성보다 복잡성만 더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존 공시 규칙을 재검토하고 단순화할 것을 위원회에 권고했다.

퍼스 위원은 또한 토큰 증권에 대한 논의와 금융 인프라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역할 확대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SEC 실무진이 토큰 증권을 소규모로 시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 조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전통적인 중개자 없이 훨씬 빠르게 결제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들며, 토큰 증권에 추가적인 규제 요건이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장 역시 혁신 면제 조항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 조항이 "암호화폐 기업들이 기존 증권법에 완전히 얽매이지 않고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임시 규제 경로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나스닥,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 등 전통 금융기관과 함께 토큰화 주식 시장에 진출하는 암호화폐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SEC의 승인을 받으면 블록체인 기반의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존 증권사와 직접 경쟁하게 된다.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은 아직 SEC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미국 시장 접근 없이도 토큰화 주식 '엑스스탁(xStocks)'의 총 거래량이 출시 이후 25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지난 2월 밝혔다.

퍼스 위원은 혁신 면제 조항에 대해 "금융 시스템 전체를 하룻밤 사이에 바꾸지는 않겠지만, 토큰 증권을 기존 금융 시스템에 통합하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신중하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