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가 막대한 수익을 바탕으로 미국 워싱턴 정계에서 영향력을 키우며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더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복귀 이후 정계 고위층과 동맹 관계를 구축하며 미국을 확장 계획의 중심에 두고 있다. 테더는 지난해 100억달러(약 14조4000억원)가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이 자금을 바탕으로 전 세계 기업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테더를 "구글과 블랙스톤의 결합체"라고 묘사하며 "우리는 거대한 금융 부문을 가지고 있으며 긍정적인 영향을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연방 당국의 수사 대상이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테더의 주력 토큰 USDT와 관계사 비트파이넥스는 2021년부터 뉴욕에서의 사업이 금지된 상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분위기는 달라졌다. 테더의 오랜 금융 파트너이자 투자자인 하워드 루트닉이 상무장관에, 스콧 베센트가 재무장관에 임명되는 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테더는 워싱턴에서의 로비 활동을 강화하고 지난 1월에는 미국 시장을 겨냥한 새 토큰 'USAT'를 출시했다.
논란도 여전하다. 테더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등 불법 단체의 자금 통로로 사용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시장조사업체 TRM랩스에 따르면 IRGC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약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를 처리했으며 대부분이 USDT를 통해 이뤄졌다.
이에 대해 테더 측은 성명을 통해 "불법 활동에 무관용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며 "당국의 요청에 따라 약 40억달러(약 5조7600억원) 상당의 USDT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테더는 막대한 미국 국채 보유량으로 미국 금융 시스템 내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지난해 말 기준 테더의 준비금 1930억달러(약 278조원) 중 63%에 달하는 1220억달러(약 175조원)어치가 미국 국채다. 이는 테더를 세계 17번째이자 비국가 중 최대 미국 국채 보유자로 만들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특별고문을 지낸 캐롤 하우스는 "테더는 1000억달러 이상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비슷한 규모의 미국 내 기관에 부과되는 직접적인 규제 감독 없이 운영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테더는 수년간 약속해온 완전한 회계 감사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회계법인 BDO가 분기별로 준비금 증명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지만, 회사 전체에 대한 감사는 아니다. 아르도이노 CEO는 2026년 말까지 완전한 감사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약속은 하지 않았다.
테더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보 하인스 전 백악관 암호화폐 고문을 미국 사업 책임자로 영입했다. 새 토큰 USAT는 2025년 통과된 법률에 따라 미국 국채를 준비금으로 사용하고 마케팅 및 규제 준수 감독을 강화하는 등 미국 규제에 맞춰 설계됐다.
아르도이노 CEO는 "이제 우리는 미국의 다른 플랫폼에도 투자하고 있다"며 보수 성향 동영상 플랫폼 '럼블'에 대한 투자를 언급했다. 그는 미국 내 디지털 플랫폼에서 수백만 명의 활성 사용자를 확보해 USAT를 '플랫폼 간 결제 시스템'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