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계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둔화세를 보였으나, 최근 중동 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이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영국 중앙은행(BOE)이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분기별 '인플레이션 태도 조사'에서 2월 기준 향후 1년간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의 3.5%보다 하락한 수치이며, 작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나흘 전인 2월 6일부터 24일 사이에 실시됐다는 한계가 있다. 중동 분쟁 발발 이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서면서 영국 가계는 또 다른 인플레이션 충격에 직면하게 됐다.

실제로 중동 분쟁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다시 밀어 올리는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3월 초에 실시된 바클레이즈의 별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인 10명 중 거의 8명이 이번 분쟁으로 유류비와 에너지 요금을 중심으로 물가가 급등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근로자의 임금 인상 요구와 기업의 가격 책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BOE 통화정책 위원들이 예의주시하는 지표다. 물가 상승세가 고착화될 위험은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BOE는 그간 기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일부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으나, 이번 유가 충격은 생활 수준을 저해하고 BOE의 금리 인하 시점을 더욱 지연시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편 2월 조사에서도 2년 후와 5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각각 3.2%, 3.7%로 BOE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크게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