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권거래소가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차등의결권 주식 구조를 가진 기업의 상장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홍콩거래소(HKEX)의 자회사인 홍콩증권거래소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쟁력 검토안을 발표하고 시장 의견 수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 등 특정 주주에게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상장 희망 기업에 대한 시가총액 요건 완화다. 현재 차등의결권 상장을 위해서는 시가총액 400억홍콩달러(약 7조3440억원)를 충족하거나, 시가총액 100억홍콩달러(약 1조8432억원)와 연 매출 10억홍콩달러(약 1843억원)를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거래소는 이를 각각 시가총액 200억홍콩달러로 절반으로 낮추고, 다른 기준은 시가총액 60억홍콩달러(약 1조1030억원) 및 연 매출 6억홍콩달러(약 1103억원)로 하향 조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거래소는 또한 차등의결권 적용 대상을 기존 신기술 기업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가진 기업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현재는 2차 상장 기업이나 바이오·특수 기술 분야 기업에만 주로 허용되던 '비밀 상장 신청'을 모든 신규 상장 신청 기업에 허용하는 절차 변경도 제안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거둔 성공을 이어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홍콩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홍콩은 2025년 중국 본토 기업들의 상장 붐에 힘입어 총 1030억달러(약 148조3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며 세계 1위 IPO 시장에 올랐다. 이는 전년 대비 164% 급증한 수치다.
홍콩 증시의 신규 상장 열기는 계속되고 있으며 지난 2월 27일 기준 530개 기업이 메인보드 상장을 신청한 상태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이번 제안에 대해 오는 5월 8일까지 시장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