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민주당 예비경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 이민정책에 대한 성토장으로 변하면서 후보들 간 '이민세관단속국(ICE) 폐지'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는 화요일 치러질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민주당 예비선거에 나선 주요 후보 3명은 모두 ICE의 전면 개혁 또는 해체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는 올해 초 미네소타에서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미국 시민 2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이민 문제가 당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상황을 반영한다.
딕 더빈 현 상원의원의 은퇴로 공석이 된 이 자리를 놓고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연방 하원의원, 줄리아나 스트래튼 일리노이 부지사, 로빈 켈리 연방 하원의원이 경쟁하고 있다.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트럼프의 ICE 폐지'를, 스트래튼 부지사는 ICE의 완전한 해체를 주장한다. 켈리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ICE의 상급 기관인 국토안보부(DHS)를 해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강경 입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민 정책 지지율이 1년 전 50%에서 지난 2월 말 39%로 하락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특히 시카고는 2022년부터 텍사스 주지사가 이민자 수만 명을 보내 시 행정이 마비되는 등 홍역을 앓았다. 지난해 여름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이민 요원들을 대거 투입해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선거 자금 면에서는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이 3000만달러(약 432억원)를 모금해 스트래튼 부지사(400만달러)와 켈리 의원(330만달러)을 압도했다. 그러나 최근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가 가족 정치활동위원회(PAC)를 통해 스트래튼 부지사에게 500만달러(약 72억원)를 지원하면서 판세가 바뀌고 있다.
스트래튼 부지사는 트럼프의 정책을 "공포를 조장하려는 권위주의적 의제"라고 비판하며 의회에서 이를 막지 못한 경쟁자들은 상원의원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인도 출신 이민자인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이민자들이 이곳이 집처럼 느끼고 소속감을 갖도록 하고 싶다"며 이민 정책에 대한 반대가 개인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ICE에 대한 강경 노선이 2020년 대선 당시 '경찰 예산 삭감' 구호처럼 전국 단위 선거에서 민주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공화당 후보가 2014년 이후 주 전체 선거에서 승리한 적 없는 민주당 텃밭 일리노이에서는 그 위험이 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예비선거 승자는 11월 본선에서 공화당 후보와 맞붙게 되나, 정치 분석가들은 민주당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하고 있어 사실상 이번 경선이 차기 상원의원을 결정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