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터키 영공을 침범한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 이번 요격은 미군 핵무기 주둔설이 제기되는 나토의 핵심 공군기지 인근에서 발생해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터키 국방부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란에서 발사돼 터키 영공으로 진입한 탄도탄이 동지중해에 배치된 나토의 방공미사일 자산에 의해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구체적인 사건 발생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터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요격이 남부 아다나주에 위치한 인지를릭 공군기지 인근 상공에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인지를릭 기지는 미국이 핵무기를 보관하고 병력을 주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나토의 핵심 시설이다.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이날 새벽 기지에서 사이렌이 울렸다고 전했다.

이번 미사일은 앞서 두 차례 요격된 미사일과 달리 주요 도시와 나토 기지에 더 근접한 곳에서 발견됐다. 이전 두 미사일은 상대적으로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 상공에서 요격된 바 있다.

터키 국방부는 사안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이란과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토는 이란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터키 내 방공망을 강화해왔다. 이번 주 초에는 또 다른 주요 나토 시설인 큐레칙 레이더 기지가 있는 말라티아주에 패트리엇 시스템을 배치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최근 양국 관계를 해칠 수 있는 "잘못되고 도발적인 조치"를 경고하며 이란과의 긴장 격화를 피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나토 동맹국들과 추가 조치를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지난 4일 발생한 첫 번째 미사일 사건에 대해서는 책임을 부인했으며, 두 번째 사건 이후에는 공동 조사팀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인지를릭 공군기지는 과거 미국이 이라크 북부 비행금지구역 순찰과 시리아·이라크 내 이슬람국가(IS) 공습에 사용했던 주요 군사 거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