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사들의 수익 구조가 항공 운임과 탑승객 수에서 제휴 신용카드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마일리지 적립 방식이 카드 소지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은 오는 2026년 4월 2일부터 자사 카드 미소지 고객의 마일리지 적립률을 달러당 3마일로 낮추는 반면, 카드 소지자에게는 최소 6마일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본 이코노미 항공권은 제휴 카드가 있어야만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해진다.
아메리칸항공은 이미 기본 이코노미 항공권에 대한 마일리지 및 로열티 포인트 제공을 중단했으며, 델타항공은 제휴 카드 사용 실적을 엘리트 회원 등급 자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항공사들이 은행으로부터 받는 막대한 제휴 수수료가 있다. 로이터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주요 미국 항공사들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은행이 마일리지 구매 등의 명목으로 항공사에 지불하는 금액은 연간 수십억달러에 달하며 일부는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델타항공의 경우 2025년 아메리칸익스프레스로부터 82억달러(약 11조8080억원)의 현금을 받았는데, 이는 조정 영업수익의 약 14%이자 조정 영업이익의 1.4배에 달하는 규모다. 아메리칸항공은 2025년 제휴사로부터 62억달러를 받아 조정 영업이익의 4배에 가까운 수입을 올렸다.
항공사들은 신용카드 지출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로열티 프로그램 규칙을 바꾸면서 저가 항공권으로 보상을 얻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컨설팅업체 아이디어웍스의 제이 소렌슨 대표는 "상용고객에게 제공되는 가치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했다"며 2019년 이후 보상 회수율이 절반가량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수익 모델은 항공사를 은행 파트너와 신용 주기에 더 밀접하게 묶어두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경기 침체 시 은행이 대출을 조이고 제휴 카드 마케팅을 줄이면 신규 계정 성장이 둔화돼 2~3분기 내에 항공사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용카드 기반의 로열티 모델은 정치적 압력에도 직면해 있다. 미국 의회에서 발의된 '더빈-마셜' 법안은 결제망 경쟁을 촉진해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이는 보상 프로그램의 재원을 위협할 수 있다. 항공업계는 이 법안이 마일리지 프로그램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반면, 소매업계는 높은 수수료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반박한다.
미국 교통부(DOT) 또한 2024년 주요 항공사들의 보상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 제출을 요구하고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미소비자연맹의 존 브레일트 부사장은 "현대의 항공사는 비행기를 운항하는 거대한 보상 프로그램일 뿐"이라며 강력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