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분쟁에 따른 '오일쇼크' 공포가 확산하며 글로벌 주식 펀드에서 약 10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로이터통신은 LSEG 리퍼 데이터를 인용해 3월 11일까지 일주일간 글로벌 주식 펀드에서 70억5000만달러(약 10조1500억원)가 순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466억8000만달러가 유출됐던 2025년 12월 17일 마감 주 이후 최대 규모다.

이러한 자금 이탈은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분쟁으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불안감을 키운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이달 초 28.15까지 치솟아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주식 펀드에서 77억7000만달러, 유럽 펀드에서 77억1000만달러가 각각 유출됐다. 반면 아시아 주식 펀드로는 61억5000만달러가 순유입돼 대조를 이뤘다.

업종별로는 금융(-23억1000만달러)과 헬스케어(-13억1000만달러)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산업재 펀드에는 13억1000만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애버딘 인베스트먼트의 레이 샤르마-옹 글로벌 복합자산 솔루션 부문 부대표는 "최근 북아시아 주식 시장의 하락은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해 보인다"며 "지정학적 위험이 안정되면 투자 심리가 빠르게 반전해 급격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도 뚜렷했다. 글로벌 채권 펀드의 주간 순유입액은 57억2000만달러로 10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고수익 채권 펀드에서는 31억7000만달러가 빠져나가 2025년 4월 중순 이후 가장 큰 유출 폭을 보였다.

반면 단기채 펀드에는 57억5000만달러가 순유입돼 4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머니마켓펀드(MMF)에도 69억3000만달러가 유입되며 7주 연속 자금 유입세를 이어갔다. 다만 금과 귀금속 상품 펀드에서는 28억4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신흥시장도 매도 압력을 피하지 못했다. 11주 연속 순매수를 이어오던 신흥시장 주식 펀드에서 26억9000만달러가 유출됐고, 채권 펀드에서도 6억5600만달러가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