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3주 연속 하락 마감이 유력해졌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의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며 부진한 출발을 예고했다. 중동 지역의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이것이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실제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분쟁의 조속한 해결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기록적인 비축유 방출과 해상에 발이 묶인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허용한 미국의 30일 임시 라이선스 발급 등도 유가 급등세를 막지 못했다.

존 플라사드 시테 제스티옹 투자전략 책임자는 "에너지 문제를 넘어 이제 경제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미칠 잠재적 영향"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은 석유뿐만이 아니며, 전 세계 산업 생산의 상당 부분이 이 길목에 간접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세계 경제의 상당 부분이 빠르게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비용 급등은 약화하는 고용 시장과 함께 연준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몇 달간 매파적(긴축 선호) 통화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LSEG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올해 2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 인하가 단 한 차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분쟁 시작 전 두 차례 인하를 예상했던 것에서 후퇴한 수치다. 연준은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5시 19분 기준 다우 E-미니 선물은 11포인트(0.02%), S&P500 E-미니 선물은 3.5포인트(0.05%) 하락했다. 나스닥100 E-미니 선물은 31.25포인트(0.13%) 내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7.05를 기록했다.

사모 크레디트 시장의 불안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이번 주 모건스탠리가 자사 사모 크레디트 펀드의 환매를 중단했으며, 이는 최근 블랙록과 블루 아울이 취한 조치와 유사하다. JP모건체이스도 사모 크레디트 업체에 대한 대출을 제한했고, 블랙스톤은 환매 요구 급증에 직면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가 샨타누 나라옌 최고경영자(CEO)의 사임 소식에 9% 급락했다. 사이버보안 기업 센티넬원은 부진한 분기 실적 전망에 4% 하락했으며, 메타는 인공지능(AI) 모델 '아보카도' 출시를 연기했다는 보도에 0.7% 내렸다. 전쟁과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알래스카 항공, 아메리칸 항공 등 항공주와 카니발, 노르웨이지안 크루즈 등 여행주도 약세를 보였다.

시장은 이날 발표될 1월 내구재 주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 등 주요 경제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