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하며 의약품 시장의 가격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제약 전문매체 바이오파마 다이브에 따르면 FDA는 이번 주 바이오시밀러 개발사가 미국 외 국가에서 확보한 비교 임상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새로운 지침 초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드는 막대한 초기 연구개발(R&D)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마련됐다. FDA는 새로운 지침이 적용되면 바이오시밀러 개발 비용이 약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비교 임상 연구에는 최대 3년의 시간과 2400만달러(약 345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바이오시밀러는 살아있는 유기체를 이용해 개발되는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으로, 화학적 합성을 통해 만드는 일반 복제약과 달리 개발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이 때문에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가격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헬스케어 기업 카디널 헬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바이오의약품은 전체 처방량의 약 5%에 불과했지만, 전체 의약품 지출액에서는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2010년대 중반 면역관문억제제 등장 이후 항암제 시장을 주도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에만 350억달러(약 50조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비롯해 BMS의 '여보이', '옵디보' 등이 2030년 이전에 특허 독점권을 잃게 된다.
실제로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인한 약가 인하 효과는 이미 입증된 바 있다.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경우 2019년 이후 6개의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평균 판매 가격이 76% 하락했다.
하지만 과도한 가격 경쟁은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는 2023년 출시 당시 오리지널 의약품 도매가격보다 92% 낮은 가격에 출시돼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바이오시밀러 위원회는 1억달러(약 1440억원)에서 3억달러(약 4320억원)에 달하는 초기 투자 비용과 수년간의 임상 개발 기간을 고려할 때, 낮은 수익성은 신규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FDA의 규제 완화는 이러한 진입 장벽을 낮춰 암젠, 화이자, 산도즈 등 주요 바이오시밀러 기업에 혜택을 주고 장기적으로 처방약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