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인공지능(AI) 전환을 명분으로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는 새로운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BI)에 따르면 최근 미국 기업들은 정리해고를 발표하며 AI 기술 도입을 통한 조직 재편 및 효율화를 핵심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호주계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아틀라시안(Atlassian)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전체 직원의 10%를 해고하면서 마이크 캐논-브룩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AI 시대'를 맞아 회사를 재배치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결제 서비스 기업 블록(Block)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잭 도시 CEO는 직원의 40%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을 발표하며 AI가 회사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러한 발표의 이면에는 경영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감원 발표 전 아틀라시안의 주가는 연초 대비 50% 이상 하락했으며, 블록의 주가 역시 2021년 고점 대비 80% 이상 폭락한 상태였다.
BI는 이를 두고 AI를 명분으로 한 감원이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어내고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회사의 주가를 부양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감원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문제가 꼽힌다. RSU는 기술 기업들이 핵심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주식 기반 보상 제도다.
문제는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발생한다. 기존 보상 수준을 맞추기 위해 회사는 더 많은 수의 RSU를 발행해야만 하며, 이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한 공개 소프트웨어 기업의 CEO는 BI와의 통화에서 "주가 하락으로 RSU가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I 전환을 앞세운 감원은 당장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RSU 발행 압박에서 벗어나고 투자자들에게는 미래 성장 스토리를 제시하는 다목적 카드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